최성재展 - 분청사기 그리고 세월 Buncheong Ceramics an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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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최성재의 분청사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심히 흘러가는 강물과도 같은 시간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흔적들을 따라 더듬다 보면 계절의 아름다움과 무상함이 그 속에 녹아 있음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물(水)을 그리지 않았음에도 물이 보이고, 이름 모를 철새 한 마리가 갑자기 날아오를 것만 같다.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농익은 들녘의 풍경처럼, 아무렇게나 둘러쳐진 듯한 귀얄의 흔적과 숨통을 찌르는 듯한 손놀림이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여운이 있는 추상적 심상(心象)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은 물론 영국의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 프랑스 쉐브르 국립도자박물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등 그 이름을 전부 거명하기도 힘들만큼 유수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앞다퉈 소장을 하고 있다. 이는 바로 인류의 아름다운 유산이 될 그의 분청사기를 세계가 알아보고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불(火)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요변(窯變)까지 유도하는 기량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최성재의 분청사기, 헌신적인 작가로서의 30년 세월을 망라한 이번 개인전은 순수조형 작품과 분청사기 작품과의 조화를 시도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시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겨울로 걸어가는 길목, 잠시 멈춰 서서 분청의 숲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동시대를 대변하게 될 명품(名品) 분청사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가 될 것이다.